조각별 2014. 7. 7. 14:21

 

 


질리도록 살아낸 세월일까
덕지덕지 달라붙은
노란 박스 테이프 

야무진 종이벽 칸칸이 세워
주섬주섬 옮겨 놓은 
텃밭의 피붙이 마다
수숫대 옥수수 뒤섞인 그늘따라
한살림 쏠쏠했을 벌레들의 흔적...

여물다만 바람결 휘몰아 오는
등 굽은 고향길엔
손톱밑 검게 파고든 야윈 호미날 
하얗게 갉아먹은
고슴도치 속정 눈부시다.

 

 

햇살이 바래도록
보듬고 또 보듬었을
그 억센 
기억의 가시 속

나는 다시 또
새끼도치 바알간 몸이었구나!

보석보다 더 고운
연지 빛 고춧가루
한 움큼 
맨 가슴에 비벼본다 

화르륵 박혀드는
화인같은 통증   

아아!
엄마 우리 엄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