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음의 무늬

빨래를 널다

조각별 2023. 5. 9. 19:51

 

 

 

 

청보리 향 햇살

이팝처럼 터지는 날

 

껍데기로 벗은

생시의 한때

꼬옥 쥐어 짠다

 

살 같이 빠른 탈수의 꿈결

용케 건너온

오래 찌든 진물

벌컥 뱉어진다

 

벌써

곰삭은 건더기로 풍화하는

쪼글쪼글한

흑백의 그림자

 

, 어머니!

엄마!

 

아직도 꼭꼭 접은

석고대죄 무르팍

다시 한번 각 잡을 때

그동안 소원했던 슬픔

큰 눈을 흘기시네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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